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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 하이얀......冬48

눈길에서 눈길에서//유승희 코 잠들었던 긴 밤 내내 너른 하늘에서 쉼 없이 뽀얀 눈꽃이 나플나풀 온 세상을 꽃물 들였네요 눈부신 하얀 눈길에서 촐랑촐랑 신 바람 나서 나대는 강아지처럼 어린냥 하며 강중강중 나대 보셨나요 아무도 밟지 않은 하얀 그 길을 발자국 남기며 뽀드득 뽀드득 걸어 보셨나요. 2013. 1. 23.
겨울바람 겨울바람//유승희 윙윙 갈 곳 없는 떠돌이 바람 한 줄기 창가에 매달려 울고 있다 덜컹덜컹 이리 저리 헤메이던 바람 한 줄기 창문을 뒤 흔든다 안 그래도 꽁꽁 얼어붙은 세상 그 누구라 하여 반기랴만, 뾱뽁이랑 커튼으로 꼭꼭 여민 긴긴 겨울날의 창틀에 앉아 섦은 바람 한 줄기 윙윙 울며 불며 덜컹덜컹 창문을 흔들어대고 있다. 2013. 1. 14.
겨울나무 .="" AutoStart="1" volume="0" loop="-1" a="">겨울나무..3//유승희한 잎 두 잎 우수수깡그리 떨궈낸 빈 몸으로하늘바라기 하고 서 있는 겨울나무들빈 가지 끝에 가끔 찾아드는 길손 마저 없다면어찌 살거나허허로운 이 겨울을... 2013. 1. 11.
겨울날의 커피 한잔 겨울날의 커피 한잔//유승희 수그러들 기미도 없는 몰인정 맞은 강추위의 연속 케케묵은 오래된 집 문 밖은 시베리아다 유리창에 낀 성에는 섬세한 붓 터치로 그린 듯이 아름다운 문양을 만들고 기왓장을 타고 질질 녹아 흐르던 눈이 매몰스런 추위에 꽝꽝 얼어 기인 송곳니를 날카롭게 드러내고 있다 창밖은 동토지만 커피 잔을 감싸 안은 손이 따시다 드리워진 커튼 사이로 투영된 햇살이 따시다 차디찬 시멘트 바닥에서 생을 마감한 노숙자가, 쪽방 촌 독거노인의 죽음이 생각난다 얼어붙은 이 겨울을 추위에 떨고 있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인 혹한에 콧등 시리고 손등이 시리지만 잔잔히 흐르는 음악을 들으며 따땃한 온기로 감싸줄 한 잔의 차가 있으니 이 보다 더 한 호강이 어디 있으랴 2013. 1.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