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의 길목......간이역309

스타 의상실 유월 숲처럼 청청했던 그 때 집 근처에 샘 의상실이 있었다 기성복이 보편화 되지 않았던 그 시절에는 의상실에서 옷을 맞춰 입었다 비치되어 있는 옷감으로, 때로는 동대문 시장에 가서 감을 떠다 수공을 주고 맞췄다 치수를 재고 가봉을 하고 며칠 걸려 옷이 완성되면 찾으러 갔다 지금이야 백화점에 가면 기성복이 널널하고 TV만 키면 홈 쇼핑에서 옷을 비롯해 오만가지를 다 팔고 있다 인터넷을 켜도 옷을 살 수 있는 세상을 살고 있음이다 아날로그 세상을 산 나로썬 디지털 세상의 빠른 속도에 그만 현기증이 날 정도다 엣 풍경을 보면 반갑고 정겹기 그지없다 그래 그 때는 이랬지 순수의 시대였는데 아슴아슴 해져 가는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세월 저 너머를 그려 본다. 2024. 3. 1.
약속다방 경복궁 국립박물관 옆에 옛 거리를 조성해 놓았다 눈에 익은 정겨운 모습들 여기 저기 기웃기웃 거리며 셔터를 누르는 손길이 바쁘다 약속다방에 들어서니 그 옛날 다방과 똑같은 모습으로 재현해 놓았다 뮤직박스 에선 송창식의 노래가 잔잔히 흐르고 찾아든 사람들을 위해 커피도 마실 수 있게 한쪽에 준비되어 있다 따끈한 커피를 한 모금 두 모금 음미하며 눈물 나게 그리운 날들의 오랜 기억과 추억들을 소환해 본 의미 깊은 순간 이었다 2024. 2. 29.
고귀한 선물 고귀한 선물//유승희 먹빛으로 물든 까만 밤을 아늑한 포근함으로 깊은 잠속에 빠져들고 맞이한 아침 온 세상은 은빛으로 물들어 겨울만이 누릴 수 있는 유일한 특권 흰 눈이 내려 은물결로 출렁인다 살아있음에 느끼고 볼 수 있는 이 모든 것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질 수 없기에 오늘을 맞이했다는 감사함으로 거룩하고도 고귀한 선물을 하담삭 안아본다. Sergei Chekalin - 아름다운 산악의 풍경 2024. 1. 9.
핑크의자 핑크 의자 전철을 타면 임산부를 위한 핑크의지가 있다 경로석이 지정되어 있듯이 임산부를 배려한 조치다 그러나 거의 비워둔 상태로 있지는 않은 꼴불견의 모습이 보인다 특히 나이 먹은 여자들이 대부분이고 거기다 더 볼썽사나운 건 나이 먹은 남자도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거다 젊은 사람들이 결혼을 해도 아이를 안 낳는 경우가 많아 임산부 보기가 힘들다지만 전철이 가다보면 방송도 하는데 얼굴에 철판을 깔았는지 버젓이 앉아있다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그 꼴을 보자니 젊은 사람들 눈치가 보인다 그래서 늙으면 죽어야 된다는 속된 말이 있는 가 보다 추하게 늙어가는 노인은 되지 말아야겠다. Paul Brandenberg - Just a Dream 2024. 1.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