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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길목......간이역311

고귀한 선물 고귀한 선물//유승희 먹빛으로 물든 까만 밤을 아늑한 포근함으로 깊은 잠속에 빠져들고 맞이한 아침 온 세상은 은빛으로 물들어 겨울만이 누릴 수 있는 유일한 특권 흰 눈이 내려 은물결로 출렁인다 살아있음에 느끼고 볼 수 있는 이 모든 것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질 수 없기에 오늘을 맞이했다는 감사함으로 거룩하고도 고귀한 선물을 하담삭 안아본다. Sergei Chekalin - 아름다운 산악의 풍경 2024. 1. 9.
핑크의자 핑크 의자 전철을 타면 임산부를 위한 핑크의지가 있다 경로석이 지정되어 있듯이 임산부를 배려한 조치다 그러나 거의 비워둔 상태로 있지는 않은 꼴불견의 모습이 보인다 특히 나이 먹은 여자들이 대부분이고 거기다 더 볼썽사나운 건 나이 먹은 남자도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거다 젊은 사람들이 결혼을 해도 아이를 안 낳는 경우가 많아 임산부 보기가 힘들다지만 전철이 가다보면 방송도 하는데 얼굴에 철판을 깔았는지 버젓이 앉아있다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그 꼴을 보자니 젊은 사람들 눈치가 보인다 그래서 늙으면 죽어야 된다는 속된 말이 있는 가 보다 추하게 늙어가는 노인은 되지 말아야겠다. Paul Brandenberg - Just a Dream 2024. 1. 4.
새해을 맞으며 73 번째 새해 첫 날을 맞았다 언제부터인가 한해를 보내고 또 한해를 맞이하며 별 감흥도 없이 그냥 12월을 보내고 1월이 되었나보다 라고 무심하게 받아드리게 되었다 아마도 나이 듦에 따른 소산인가 보다 돌이켜보건대 지난 한해 식구들 모두 큰 탈 없이 보냈음을 감사드린다 시작된 한해도 우리 식구들 또 알고지내는 모든 사람들 무탈하고 평온한 날들이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새해에도 걷기운동 열심히 꾸준히 하면서 체력관리를 해야겠다고 다집해본다. Katie Mcmahon -The Sally Gardens 2024. 1. 1.
황혼의 문턱을 넘어서니 예전 같으면 진즉에 저승길 행차를 했을 것이다 세월이 좋다보니 고무줄 죽죽 늘어나듯 이젠 70 넘어도 햇늙은이 축에 낀다 생물학적으로는 그러하나 물리적으로 보면 나날이 주름이 늘고 기미와 검버섯이 점점 영토를 넓혀간다 조금만 수족을 꿈적거려도 어째죽지가 결리고 피로가 몰려온다 나이는 숫자에 불가하다 너희는 늙어 봤니? 나는 젊어 봤다...란 말은 늙음에 대한 보상심리에서 나오는 억지에 불과한 말이란 것쯤은 너 나 없이 알고 있음이다 그러나 어이하랴 태어나 바로 늙은 것도 아니요 영아기, 유년시절을 지나 팔팔한 젊음도 맘껏 누렸음을... 새파란 젊은 나이에 생을 접은 사람들 또한 얼마나 많은가 적당히 희로애락 겪어내며 지금에 이르렀으니 그런대로 복 된 나날들 이었다고 수고했노라고 스스로를 토닥여 본다. W.. 2023. 10.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