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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쓰는.......詩286

가을 그리움 가을 그리움//유승희 나 어쩌지요 어김없이 또 다시 찾아온 이 가을 나 보다 더 나를 사랑했던 당신께서 떠나신 계절 눈 안 가득 들어오는 시리도록 파란 하늘이며 그 옛날 문창호지에 곱게 바르시던 당신이 가꾸시던 꽃동산에 피었던 국화꽃이 다문다문 피어날 터인데 노릇노릇한 햇살에 오곡백과 폭폭 익어가는 계절에 오시어 천지사방 점점이 곱디고운 빛으로 물들어가는 문턱에서 홀연히 떠나신 당신이 아직까지 시도 때도 없이 그리워서 길 가다 초로를 보면 혈관을 타고 도는 그리움 멍클멍클 가슴을 짓눌러 뉘 볼세라 포옥 고개 숙이곤 울컥울컥 눈시울 적시는 이 가을 나 어쩌지요. 2009. 11. 12.
낙엽 하나 앉거들랑 낙엽 하나...앉거들랑//유승희 하늘빛 따라 그리움 매달린 발길 따라 숲길을 걸었어 뜨거운 태양 볕에 물감을 뿌린 듯 숲 속은 빨간 물결로 넘쳐나고 있었어 감추었던 그리움 바람이 헤집고 들어와 붉은 낙엽으로 누워 버렸어 이 가을이 아름다운 산하가 유혹의 손길로 너를 부르거든, 바람에 낙엽 하나 어깨 위로 포르르 앉거들랑 . . 난 줄 알아. 사진-2009.10.31 남이섬 모델-서지현 2009. 11. 2.
가을, 그 이율배반적인 가을, 그 이율배반적인//유승희 가을 하늘빛은 섬섬옥수에 비취가락지 같다 적당한 햇살의 온기로 벼 나락은 통통하니 익어 누런 거대한 보자기를 펼쳐 놓은 듯 넙디 너른 들판은 황금물결로 출렁인다 가을산은 먼데 산으로부터 붉노라니 물들이기 시작하더니 불려 나온 듯이 냉큼 다가와 농염한 웃음으로 유혹을 한다 이렇듯 가을의 주변엔 아름다운 것들로 온통 도배를 했건만 간간이 저 밑바닥에서 목젖까지 우욱 치솟는 눈물 흥건한 울적함의 정체는 대관절 무엇인가 멈칫멈칫 머문 척 하는 가 하면 비아냥 거리 듯 쏜살 같이 내 달리는 세월 앞에 아직은 자유로울 수 없는 억지 나이 듦에 대한 스산함인가. 2009. 10. 20.
그리운 날은 편지를 그리운 날은 편지를//유승희 창가에서면 보이는 마당 끝머리에 빨간 우체통을 매달았어요 오늘도 사모의 마음을 한자, 한자 적어 읍내 우체국을 향해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밟았어요 그리움 뒤로 기다림 덩이진 사슴 목 되어 돌아오는 길 길가에 핀 들꽃 한 아름 오지 항아리에 꽂아놓고 달력에 빨간 색연필로 동그라미를 당신께 보낸 그리움을 손가락 꼽으며 기다려요 우체통이 보이는 창가에 앉아 갈색 그리움 일렁이는 갈색 향과 함께....... 2009. 10.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