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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로록쪼로록.......비47

비, 그리고... 비, 그리고...//유승희 허공을 가르고 빗금 그으며 내리는 빗줄기 가슴을 일렁이게 하며 추억 켜켜이 쌓인 채 굳게 닫쳐버린 골방의 미닫이문을 열라, 창가에 다가와 툭툭 노크를 한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 이내, 와르르 쏟아져 내리는 추억의 조각들 뭉뭉한 내음 코를 찌르는 오래된 책장.. 2012. 7. 5.
비오는 날의 소묘 비오는 날의 소묘//유승희 온통 잿빛 휘장 덥힌 하늘에서 종일토록 비가 옵니다 때 아닌 봄추위에 옹송그리고 있던 꽃들은 봄의 향연을 맘껏 펼쳐보지도 못하고 꽃비가 되어 난분분 난분분 흩어져 빗속으로 스러져 갑니다 모두가 영원할 수 없듯이 꽃 진 자리 연 록의 잎은 점점이 뜨거워.. 2012. 4. 25.
봄비 봄비//유승희 살박 살박 사브작 사브작 소로록 소로록 창밖에서 들려오는 감미로운 화음에 귓속 작은 솜털은 보르르 나부대고 깊은 동면을 깨우며 겨우내 파삭했던 대지위로 자분자분 봄비가 내린다 톡톡 볼가진 꽃망울로, 눈 틘 나뭇가지로, 촉촉이 내린 생명수 이 비 그치면 꽃들은 앞 .. 2012. 3. 23.
또 간다 종일토록 우중충한 하루 이런 날엔 마음밭고랑도 사지사방 물꼬 터 심난한데 실비가 만추의 거리에 적시는 둥 마는 둥 흩날렸다 여름날의 태양은 아직 이었건만 점점이 짧아지는 가을날의 하루가 또 간다. 2011. 1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