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의 소묘//유승희
온통 잿빛 휘장 덥힌 하늘에서
종일토록 비가 옵니다
때 아닌 봄추위에 옹송그리고 있던 꽃들은
봄의 향연을 맘껏 펼쳐보지도 못하고
꽃비가 되어 난분분 난분분 흩어져
빗속으로 스러져 갑니다
모두가 영원할 수 없듯이
꽃 진 자리 연 록의 잎은
점점이 뜨거워지는 태양 볕 아래서
검 초록으로 물들어 초목은 우거질 것입니다
내리는 생명수 먹고 떠날 때는 미련 두지 않고
좀 더 성숙된 모습으로 변신하는 그들처럼
바람결에 떼밀려 깃털보다 더 가벼움으로
툭툭 다가와 미끄러지듯
주르르 흘러내리는 빗방울에
마음속 떠 갱이 들도 흘러 내려 보내고
말없는 몸짓으로 보여주는 꽃들의, 나무들의
교훈에 귀를 기울여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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