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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로록쪼로록.......비47

여우비...2 여우비//유승희 그가 올 때는 전주곡이 요란하다 쨍쨍한 하늘에서 갑자기 우르릉 쾅쾅 난리법석을 떤 다음 좌락좌락 비를 뿌리고는 언제 그랬냐는 듯 씻은 듯 부신 듯 말짱한 얼굴로 가버린다. 2013. 8. 15.
여우비 이글이글 불타는 태양 찐득찐득한 습도 덥다 더워 지루한 장마 끝 난지 언제라고 투덜투덜 변덕에 갑자기 마른하늘에서 우르릉 쾅쾅 냅다 고함지르더니 좍좍 한바탕 여우비 내리더라. 2013. 8. 8.
봄비가 전하는 말 비가 전하는 말//유승희 보드라운 바람결 따라 소근닥 소근닥 비가 내린다 먼지 풀풀 파삭한 대지를 촉촉이 적시며 조근 조근 비가 내린다 수줍게 눈 틘 매화나무 가지마다 초롱초롱 맺힌 빗방울 많이 기다렸지? 긴 겨우내 고생 했지? 다정스레 속삭이며 자분자분 봄비가 내린다. " 2013. 4. 2.
겨울비 겨울비//유승희 겨울 첫 고동부터 날구장창 추위로 맹위를 떨치더니 요 며칠 인심 후했던 따뜻함이 담벼락에 쌓여 있던 눈도 사르르 녹이고 겨울비가 추적추적 대지를 적시고 있다 문득, 대청마루에 오도카니 앉아 바라보던 낙수, 질척한 마당으로 떨어지면 옴팡 파였던 비의 집 고향집 처마 끝 그 빗줄기가 그립다 까무룩 잊었던 외할머니가 그립다 가슴에 묻고 늘 끄집어 내 보는 엄마가 그립다. 2013. 1.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