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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길목......간이역312

봄으로 가는 통로엔 봄으로 가는 통로엔//유승희 아직은 닫아 두었던 창 봄으로 가는 통로 저쪽에서 봄 햇살이 말간 눈빛으로 기웃거린다 살며시 눈 감아보면 빛의 공간을 통해 귓전을 간지럽히는 봄의 소리들 며칠 전 내린 가느다란 실비 그나마 단비였던 가 보다 매실나무 꽃망울이 툭~ 불그러진 걸 보니 .. 2006. 3. 30.
저승꽃 저승꽃//유승희 세상에 태어남을 울음으로 시작한다 씨앗에서 꽃망울로 수줍은 듯 살짝 피어난 꽃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흐들지게 피어나 활짝 피어나기까지 세상에 나를 던지고 삶과의 끝없는 투쟁을 하며 내가 태어남이 있듯이 나의 분신에게 햇빛이 되어주고 물을 주고 거름이 되어준다 그 긴 세.. 2006. 3. 29.
싼 게 비지떡 이었어 싼 게 비지떡 이었어//유승희 지하도 한 옆 1000냥 코너 플라스틱 통, 때밀이 수건 테이프, 세정제, 비누 등등 다양 빵빵하게 빽빽이 턱 쳐들고 앉아 귀에 대고 꾀송꾀송 거리며 눈앞에 갈신거린다 이내 솔깃한 눈길 이것저것 홈치작대다 아~~그래 연필로 글을 썼지 무지개 옷 곱게 차려입은.. 2006. 3. 15.
서운암의 장독대 서운암의 장독대//유승희 사찰의 옆뜰엔 정갈한 장독대가 있다 유약을 바르지 않은 자연산 오지 항아리 자연 그대로의 바람과 산자락의 열구름 솔보득 향 보들바람에 발름발름 포롱포롱 뵤뵤대며 울어대는 노고지리 나무들의 사시사철 곱디고운 옷매무새 병풍처럼 둘러친 대나무숲의 섶비빔질 산내.. 2006. 3.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