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길목......간이역330 한 계절을 정리하며 한 계절을 정리하며//유승희 귓속이 멍하도록 사랑을 찾아 울어대던 매미소리도 살갗을 태울 듯 끓어오르던 불볕도 엷게 퇴색된 따사로움으로 현란한 색채를 띠고 눈길을 불러 모은다 조석으로 작은 틈새로 들어오는 찬 바람은 이불을 서로 끌어당기게 하고 목화솜 이불이 장롱 속에서 빼꼼이 쳐다보.. 2007. 11. 9. 명숙이 그 애 명숙이 그 애//유승희 내 스무 살의 기억 속엔 명숙이 그 애가 있다 한복집 딸이었던 그 애는 얼굴에 아주 커다란 붉은 점이 있다 붉은 점 만 큼이나 크다만 눈은 금방이라도 굵은 눈물이 뚝뚝 떨어질 것만 같이 슬픈 눈 이었다 굉장한 비밀을 털어 놓을 듯이 귓전에 대고 할말이 있다고 속살거리던 그 .. 2007. 9. 17. 윤지의 일기 윤지의 일기//유승희 내 이름은 윤지예요 다섯 살 이구요 아빠랑 엄마랑 윤지랑 세 식구에요 동생을 낳아 달라고 떼를 썼었는데 엄마가 일이 있으시기 땜에 안 된데요 무슨 얘긴지 잘은 모르지만 아이 하나 기르는 게 만만치 않다나 뭐라나 두 분이 그러셨어요. 히^^^* 내 목엔 열쇄 목걸이를 걸고 다녀.. 2007. 8. 19. 슬픈 운명 슬픈 운명//유승희 한 세상 태어나 이틀, 또는 사흘을 살다가라 한다면 누구라 하여 어찌 이 세상 오리 오 사람들이 불러 이르길 하루살이 나는, 물 속에서 몇 년을 수 십 번의 옷을 갈아입고 물 밖 세상에 나와 날갯짓을 하며 사랑하는 임을 만나 불같은 사랑을 하지만 짧은 생을 마치는 나는, 그나마 .. 2007. 8. 13. 이전 1 ··· 68 69 70 71 72 73 74 ··· 8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