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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싹 뾰족 꽃 빵긋..春86

그리움이 손짓 하던 날 그리움이 손짓 하던 날//유승희 가슴 저 밑바닥 굴우물 속에 잠겨있던 그리움이 버들적 일어서며 가버린 날들, 가버린 날들로 끝이 날 수 없는 날들이, 마취약에서 덜 깨어난 듯 몽롱한 상태로 늪에 빠져있던 의식 없는 나를 마구 세차게 흔들어댔지 봄의 전령사 고고한 목련이 병아리 빛 샛노란 개나리 수줍은 숫처녀 연분홍 진달래 아름드리 벚꽃이 화들짝 웃으며 바람 부는 날이면 꽃비가 되어 온 세상 수놓는다고 밖으로 나가 거리를 걸어보라고 웅크린 마음을 유혹의 손길로 꼬드겨대지만 마음 굴렁쇠 구르고 굴러 이 화사한 봄날에 내 봄날은 그리움 가득 담긴 그 바닷가 언저리를 맴돌고 있어 봄이 멀기만 한 아직은 벗은 발이 차갑게 느껴지는 그 바닷가를... 어쩌지, 안개로 피어나는 끈끈한 그리움의 조각들 아직은 살아 꿈틀.. 2007. 4. 3.
이 봄을 당신과 함께 하기에 이 봄을 당신과 함께 하기에//유승희 숭얼숭얼 꽃망울 환한 함박웃음의 향기 파닥파닥 날갯짓하며 구구대는 비둘기의 소리 보슬보슬 봄비 먹고 얼굴 뾰족 내민 튤립의 꽃대 한들한들 들길 걸어가면 쑥스럽다며 살짝 웃는 쑥 아씨의 미소 허청허청 마주치는 초로의 모습에서 찌르르 가슴 짠한 달래달래 발걸음 마다마다 휘파람 소리 흥견 이 봄날의 오만 것들에게서 느끼는 사랑스러움이 온화함이 당신과 함께 하기에 ..인 것을. 2007. 3. 28.
봄바람에 봄바람에//유승희 온 누리에 꽃들의 잔치 야단법석 난리가 났어요 꽃 내에 취해 팽그르르 멀미가 나요 게염 많은 바람 소소소 스쳐 가면 도거리로 하야니 날려 꽃눈개비 나풀대며 단춤을 춰요 흐벅지게 물씬 익어가는 봄 꾀송꾀송 꼬여대는 손짓에 새차비로 맞이하는 봄 인양 겨우내 단단히 빗장 걸었던 마음고름 이를 어째 냅다 풀어헤친 봄바람에 문 박차고 겅정겅정 달음질 쳐 내빼요. 2007. 3. 27.
봄비가 옵니다 봄비가 옵니다//유승희 창밖엔 소소리 바람 어깨동무하고 비가 옵니다 파삭한 대지 위로 푸슬푸슬 내려 촉촉이 적셔줄 봄비가 옵니다 잎망울 하나 없는 나뭇가지 마디마디 뾰족 내민 보송보송한 꽃망울들 흠씬 젖어들어 벙글어 갈 봄비가 옵니다 이 비 그치면 천지간에 봄 향기 야울야울 번져 너나 없이 환장할 꽃, 줄레줄레 피어나겠지요. 2007. 3.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