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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둘이서 봄에 둘이서//유승희 아지랑이 아롱아롱 노란 햇살 찰랑대는 논틀밭틀 따라 실개천 청량한 노랫소리 들으며 쑥 뜯으러 나섰네 그 임이 가자기에 야트막한 산자락엔 임 가신 길 지려 밟고 가라던 진달래 꽃망울 몽실몽실한 봄 길을 애쑥 뜯어 소쿠리에 담아 말간 하늘 포근한 눈길 보내며 이 봄을 임과 .. 2007. 3. 21.
꽃샘바람은 불어도 꽃샘바람은 불어도//유승희 을씨년스럽던 하늘 긴 겨울 지나 창가에 소르르 내려앉는 햇살이 따스하게 와 닿는 화창한 봄기운 꽃샘바람 제 아무리 모지락스럽게 불며 끈질기게 훼방 놓으려 꽃망울 곁에 와 심통 부리지만 눈, 바람 살을 에일 듯한 추위를 견디고 맞이하는 봄 어렵사리 맺은 꽃망울 하 .. 2007. 3. 20.
차 창밖의 봄 차 창밖의 봄//유승희 봄 햇살이 유리창안으로 쏟아져 들어와 파편처럼 부서진다 미끄러지듯 눈앞에 스쳐지나가는 차 창밖의 봄 긴 겨울 이겨 낸산야 엔 연 녹색이 기지개 활짝 진달래 웃음소리 간간이 귓가를 맴돌고 아직은 가지 끝에 매달린 까치집 흐드러지게 핀 벚꽃 사이 백목련 자목련 개나리 교태 떠는 웃음 흘리며 밉살스런 무심한 눈길에 입 꼬리 샐쭉 풍요한 수확을 위한 채비를 서두르는 농심의 부지런한 발자국 뒤로 논두렁에 피어나는 뽀얀 연기 봄이 익어가며 펼쳐지는 차 창밖의 봄 작은 율동의 행진 싱그런 계절을 향한 몸짓들. *2006 년 봄 통도사로 가면서* 2007. 3. 19.
봄나들이 봄나들이//유승희 강줄기 하나를 사이에 하이얀 매화와 노오란 산수유가 봄내음 폴폴 풍기며 어서 오라는 손짓에 봄바람에 둥실 뜬 마음들 너도나도 앞 다투어 봄나들이 나선 발걸음 바람할미 얄미운 심통에 더러는 새들새들 풀 죽은 모습으로 먼 길 발서슴 하며 찾아온 손님을 방긋 웃음으로 맞이하는 뽀얀 분 바른 매화 아가씨 시렸던 긴 겨울 매서운 강바람 마주하매 뼈 속 파고드는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인고로 꽃망울 맺어 파란 하늘아래 통통 익어가는 노란 햇살에 무르익어 이리 고운 자태로 야들야들하니 꽃 피워냈고 나. 사진//류희수님 2007. 3.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