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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에 봄바람에//유승희 온 누리에 꽃들의 잔치 야단법석 난리가 났어요 꽃 내에 취해 팽그르르 멀미가 나요 게염 많은 바람 소소소 스쳐 가면 도거리로 하야니 날려 꽃눈개비 나풀대며 단춤을 춰요 흐벅지게 물씬 익어가는 봄 꾀송꾀송 꼬여대는 손짓에 새차비로 맞이하는 봄 인양 겨우내 단단히 빗장 걸었던 마음고름 이를 어째 냅다 풀어헤친 봄바람에 문 박차고 겅정겅정 달음질 쳐 내빼요. 2007. 3. 27.
커피 향 같은 당신의 향기 커피 향 같은 당신의 향기//유승희 빗살무늬 창유리를 타고 차라락 쏟아져 내려앉는 봄 햇살에 잠시 눈이 부셔 미간을 좁히며 깊은 숨을 쉽니다 순간, 햇살에 묻어온 커피 향 같은 당신의 향기에 획 돌아서는 잽싼 몸짓 부지런한 손길은 달그락달그락 커피 잔을 챙깁니다 한잔의 물이 솰랑솰랑 끓는 동안 노오란 봄 햇살과 갈색 작은 호수에 어우러질 잔잔한 음악을 청해놓고 콧노래 흥얼대며 커피 두 스푼 프림 두 스푼 설탕 두 스푼을 담아 물을 쪼르륵 햇살이 해족대며 볼을 톡 치고 달아나는 창가에 앉아 한 모금 넘기면 가슴에 젖어드는 당신의 향기. 2007. 3. 26.
봄비가 옵니다 봄비가 옵니다//유승희 창밖엔 소소리 바람 어깨동무하고 비가 옵니다 파삭한 대지 위로 푸슬푸슬 내려 촉촉이 적셔줄 봄비가 옵니다 잎망울 하나 없는 나뭇가지 마디마디 뾰족 내민 보송보송한 꽃망울들 흠씬 젖어들어 벙글어 갈 봄비가 옵니다 이 비 그치면 천지간에 봄 향기 야울야울 번져 너나 없이 환장할 꽃, 줄레줄레 피어나겠지요. 2007. 3. 24.
내가, 그대는 내가, 그대는//유승희 내가 산 모랑이 홀로 핀 들꽃이라면 그대는 다복다복 들풀이 되겠는지요 내가 어두 캄캄 밤하늘 홀로이 떠있는 달이라면 그대는 무수히 반짝이는 별이 되겠는지요 내가 종일토록 징징 울며불며 빗줄기로 그대 곁에 간다면 그대는 나로 인해 촉촉이 젖는 대지가 되어 넓은 가슴으.. 2007. 3.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