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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이라면 좋겠네 들꽃이라면 좋겠네//유승희 깊은 산 산모퉁이 돌 틈에 핀 들꽃이면 좋겠네 지나는 눈길 수줍어 고개 숙인 보라 빛 들꽃이라면 좋겠네 한 송이 머리핀으로 사랑하는 이의 가슴에 기억될 들꽃이라면 좋겠네. 봄이 오면 춤추는 햇살에 얼굴 내밀고 들길 어디에든 피어나는 꽃이라면 좋겠네 어둠이 깔리면.. 2007. 4. 18.
추억 ♣ 추억 //유승희 ♣ 아주, 아주 옛날 옛적에 나 자그마한 꼬맹이 일 때 아버지는 일요일 이면 집 근처 야산을 넘어 저수지로 낚시를 가셨지 엄마가 준비해준 점심을 가지고 저수지를 가려면 지나치는 무덤 가에 누르스름한 송장메뚜기 푸르륵 날아다니면 섬뜩하니 온몸에 소름이 오소소 깜짝 깜짝 놀.. 2007. 4. 17.
비 오는 날 창가에 서면 비 오는 날 창가에 서면//유승희 잔뜩 째푸린 잿빛 하늘 새까만 우울이 천근의 무게로 무겁게 짓누르는 날 창가에 서면 것도, 주룩주룩 비오는 날 유리창을 타고 흐르는 빗줄기를 보며 창가에 서면 거기다, 커피 한잔과 함께 걷잡을 수 없는 상념의 바다에 빠져 있노라면 한마리 새가 되어 날아가고 싶.. 2007. 4. 13.
하양 꽃비 맞으며 하양 꽃비 맞으며//유승희 숭얼숭얼 소담스레 벚꽃 흐들진 봄입니다 함께 하고팠지만 사방천지 둘러봐도 그 어느 곳에도 보이지 않는 무심한 파아란 하늘에선 살랑 봄 바람타고 겨자빛 노랑 햇살 사이로 포슬포슬 하양 꽃비가 내립니다 내내 젖지 않는 비를 하염없이 맞으며 걷는 발길 잔물결로 하늑.. 2007. 4.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