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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좋은 봄날에 이 좋은 봄날에//유승희 지금 넌, 이 좋은 봄날에 무슨 생각해? 맘이 울적하니? 그럼 당장 창문을 열고 하늘을 봐봐 봄빛 같은 노오란 햇살이 봄바람타고 한댕한댕 춤추는 거 보이지 않니? 옷 곱게 차려입은 꽃들의 웃음소리가 들리지 않니? 시방 넌, 이 좋은 봄날에 뭐 하구 있어? 방안에서 뒹굴 대구 있.. 2007. 4. 6.
커피가 있는 아침 소묘 커피가 있는 아침 소묘//유승희 한 잔 분량의 물을 붓고 점화 버튼을 누른다 타 다다 닥~~ 파란 불꽃이 하늑하늑 춤을 춘다 달그락, 달그락 커피 잔에서 울리는 작은 화음 커피.....두 스푼 프림.....두 스푼 설탕.....두 스푼 팔팔 끓는 물을 조르륵~~~~ 티스푼으로 살, 살 사르르 퍼지는 갈색 포 말 아! 코끝.. 2007. 4. 4.
그리움이 손짓 하던 날 그리움이 손짓 하던 날//유승희 가슴 저 밑바닥 굴우물 속에 잠겨있던 그리움이 버들적 일어서며 가버린 날들, 가버린 날들로 끝이 날 수 없는 날들이, 마취약에서 덜 깨어난 듯 몽롱한 상태로 늪에 빠져있던 의식 없는 나를 마구 세차게 흔들어댔지 봄의 전령사 고고한 목련이 병아리 빛 샛노란 개나리 수줍은 숫처녀 연분홍 진달래 아름드리 벚꽃이 화들짝 웃으며 바람 부는 날이면 꽃비가 되어 온 세상 수놓는다고 밖으로 나가 거리를 걸어보라고 웅크린 마음을 유혹의 손길로 꼬드겨대지만 마음 굴렁쇠 구르고 굴러 이 화사한 봄날에 내 봄날은 그리움 가득 담긴 그 바닷가 언저리를 맴돌고 있어 봄이 멀기만 한 아직은 벗은 발이 차갑게 느껴지는 그 바닷가를... 어쩌지, 안개로 피어나는 끈끈한 그리움의 조각들 아직은 살아 꿈틀.. 2007. 4. 3.
꿈길 걸어가면 Barbara Cole 꿈길 걸어가면//유승희 다사론 봄 햇살에 개나리 빛 병아리처럼 조속조속 졸다 소로로 잠들어 꿈길 걸어가면 생시에 그리던 보고파 하던 모든 이들을 만나 첩첩이 쌓인 명주실 타래처럼 길고 긴 얘기들을 도란도란 풀어 놓을 수 있다 . . 꿈길 걸어가면. 2007. 4.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