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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길목......간이역330

호기심 참 많이도 뚫어놓았다 꾸지지 빛바랜 창호지문에 꽉 채워둔 자물통이 저 안엔 뭐가 있지? 궁금증을 유발할 만하다 같은 마음으로 들여다보았더니만 겨우 둥근 밥상 하나 있는 것을... 예전에 족두리 쓰고 시집가던 시절에 신랑각시 첫날밤이 궁금했던 짓궂은 심사들이 창호지 문을 이 손가락 뽁 저 손.. 2011. 10. 22.
허양허양 살다보면 허양허양 살다보면//유승희 넓은 우주 자궁 속 켜켜이 사랑으로 감싸 인 채 햇빛 보던 날로부터 첫 길 발 내디디며 지금에 이르기까지 걸어온 길 숨이 차도록 가파른 언덕길 눈앞이 화안하니 시원스런 너렁청한 길 다따간 원치 않은 삶의 길목에서 어쩔 수 없이 가야했던 개 넘어 가파른 내리막길 천지가 돌 뿐인 너덜 길 천야만야 벼랑 길 파도 넘실대는 너울 길 살아가는 긴 인생 여정에서 어디, 사람 사는 일이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진흙탕길만 있겠는 가 어찌, 평탄하고 아름다운 꽃길만 있으랴 좁은 틈새로도 햇빛은 스며드는 걸 애면글면 한다한들 달라질리 없다면 잠시 잠간 지나가는 녈비려니 언젠가 하는 마음으로 허양허양 살다보면 갑션무지개 뜬 평온한 들길 걸으며 해족, 해족 웃을 날 있으리라고 이래저래 그럭저럭 걸어온.. 2011. 10. 21.
일상 가을비가 내린 거리는 바람이 차다 쓰잘대기 없이 바지런 떠는 추위가 성큼 다가 와 겹겹이 걸치고 병원으로 향했다 쬐맨 몸뚱이 갖다 부친 병명도 많다 십이지장염에 위궤양에 약을 8 주를 복용하란다 3 주치 약을 짓고 난전에 오밀조밀 찬거리를 펼쳐놓고 앉아 있는 아주머니한테 고지혈에 좋다는 가지랑 슈퍼에 들려 주전부리 서너 가지 사들고 터덜터덜 걷는데 바람이 등대기를 툭 치고 줄도망질을 친다. 가을비가 내린 거리는 바람이 차다 쓰잘대기 없이 바지런 떠는 추위가 성큼 다가 와 겹겹이 걸치고 병원으로 향했다 쬐맨 몸뚱이 갖다 부친 병명도 많다 십이지장염에 위궤양에 약을 8 주를 복용하란다 3 주치 약을 짓고 난전에 오밀조밀 찬거리를 펼쳐놓고 앉아 있는 아주머니한테 고지혈에 좋다는 가지랑 슈퍼에 들려 주전부리 서.. 2011. 10. 17.
가을 우체국으로 간다 가을비가 사브작 사브작 내리는 날 가을 우체국으로 간다 가을엔 우체국, 간이역이란 단어만 보아도 아련한 추억들이 스멀스멀 떠오른다 가을이 맺어준 소중한 인연에게 시집 한권을 부치려 가을비가 자분자분 속살대는 날 가을 우체국으로 간다. 2011. 10.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