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단풍 곱게 물든......秋113

만추# 만추//유승희 설핏, 스치는 소슬바람에도 살품사이 파고드는 산득산득한 기운에 옷깃을 여미는 시린 가을 산그늘 스르르 내려 앉는 쓸쓸한 해질녘 아스라한 지난 삶의 편린들이 가슴 언저리 맴돌며 예전의 기억들이 아록아록 떠오르 건만 살여울처럼 내 달리는 세월 어둑어둑 저물어가는 생의 모퉁이에 서서 길 잃은 가을 나그네 되어 먹먹한 가슴 보듬어보는 허허로운 만추. 2020. 12. 4.
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유승희 아침 이슬이 차고 풍성한 결실을 거둬들인 허허로운 밑동에 내리 비추던 얄팍한 햇볕 그 나마 이젠, 썰렁하니 서서히 자리를 비운다 논바닥이 조촘조촘 식어가고 이 산 저 산 붉게 물들었던 나뭇잎에 물기 걷히면 그들 또 한 땅위에 눕고 하 나, 둘 그들이 누운 빈자리엔 빨가벗은 나목들 부끄러움에 얼굴 떨구리. 2020. 11. 25.
바람 바람//유승희 갈바람이 스쳐간 자리 머리 풀어헤친 갈대 사르락 사르락 은빛 물결을 이루고 누렇던 들판엔 허허로운 밑동만 쓸쓸히 빈자리를 지키고 어디선가 날아온 비둘기들이 떨어진 벼 나락을 쪼아 먹기 바쁘다 겨울로 가는 길목 만추의 얄팍한 햇살이 나풀대며 내려앉은 저수지 사늘쩍한 날씨 탓인지 드문드문 강태공들이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다 ...아! 만추의 고즈넉함을 깨며 우수수 가슴을 훓고 지나가는 바람소리가 왠지 섧다. Tim Mac Brian - Song Of The Reed 2020. 11. 14.
만추 여름 내내 울울창창했던 숲 짜랑짜랑한 볕에 붉노라니 물들면 가을의 시작인 게야 가슴골 깊이 옹이로 박힌 그리움 스멀스멀 올라 와 먹먹함에 눈시울 적시면 가을의 절정인 게야 빠삭빠삭한 갈잎들 무심한 발걸음에 비명소리 귓전에 울리면 가을의 끝자락 인게야 2020. 1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