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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길목......간이역

싼 게 비지떡 이었어

by 비 사랑 2006. 3. 15.
싼 게 비지떡 이었어//유승희 
지하도 한 옆 
1000냥 코너 
플라스틱 통, 때밀이 수건 
테이프, 세정제, 비누 등등 
다양 빵빵하게 빽빽이 턱 쳐들고 앉아
귀에 대고 꾀송꾀송 거리며
눈앞에 갈신거린다 
이내 솔깃한 눈길 
이것저것 홈치작대다 
아~~그래 
연필로 글을 썼지 
무지개 옷 곱게 차려입은 볼펜을  
냅다 빼 들고 
왕 건이 하나 건진 듯 
회심의 미소 실실 
어디 한 번 써 볼까 
하이구야~~ 
그럼 그렇지 
볼펜심이 흔들흔들 
글씨는 써지다 말다 
물건 볼 줄 모르면 
무조건 비싼 걸 사야한다는 
어른들 말씀이 귓가에 쟁쟁
허방 짚은 어둑한 눈 얄팍한 귀 
서로의 탓 인양 발뺌하며
너미룩내미룩 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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