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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길목......간이역

저승꽃

by 비 사랑 2006. 3. 29.





저승꽃//유승희
세상에
태어남을 울음으로
시작한다
씨앗에서 꽃망울로
수줍은 듯 살짝 피어난 꽃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흐들지게 피어나
활짝 피어나기까지
세상에 나를 던지고
삶과의 끝없는 투쟁을 하며
내가 태어남이 있듯이
나의 분신에게
햇빛이 되어주고
물을 주고 거름이 되어준다
그
긴 세월 보낸 뒤
나이 듦에 따라
피어나는 꽃
몸의 이곳저곳
예쁘지도 않은 꽃
원치도 않건만
가는 세월에 장사 있다던 가
벌 나비 한 마리 찾아오지 않건만
외붓듯 가지붓듯
오보록하니
저 만의 영토를 넓혀가며
한 세상
힘들게 걸어온 흔적인 듯
피어난 그 꽃은
먼 길 떠나는 날
함께 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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