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꽃//유승희 세상에 태어남을 울음으로 시작한다 씨앗에서 꽃망울로 수줍은 듯 살짝 피어난 꽃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흐들지게 피어나 활짝 피어나기까지 세상에 나를 던지고 삶과의 끝없는 투쟁을 하며 내가 태어남이 있듯이 나의 분신에게 햇빛이 되어주고 물을 주고 거름이 되어준다 그 긴 세월 보낸 뒤 나이 듦에 따라 피어나는 꽃 몸의 이곳저곳 예쁘지도 않은 꽃 원치도 않건만 가는 세월에 장사 있다던 가 벌 나비 한 마리 찾아오지 않건만 외붓듯 가지붓듯 오보록하니 저 만의 영토를 넓혀가며 한 세상 힘들게 걸어온 흔적인 듯 피어난 그 꽃은 먼 길 떠나는 날 함께 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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