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년 전
신축한 집으로 이사를 왔을 때
옆집과의 사이 담벼락 밑에
꽃 사과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봄이면 꽃이 피고
은은한 향기도 풍겨주곤 했다
가을엔 작은 열매가 닥지닥지 달리는데
아들아이 친구가 사는 인수네 마당으로 떨어지곤 했다
내 집 나무 열매가 옆집 마당에 떨어졌으니
미안한 마음에 떨어지기가 무섭게 쓸고는 했다
해 마다 가을이면 그 짓을 하려니,
또, 인수 엄마한테도 미안하고 하여
종당엔 시아버님이 싹 뚝 베어버렸다
꽃 사과나무를 찍으며
지금은 어디에 살고 있는지도 모르는
인수 네가 생각났다
아~ 그러고 보니
인수 동생은 그 후 연예인이 되어
가수 활동도 하고
홈 쇼핑 매니저도 하고
건장하고 잘 생긴 뮤지컬 배우와 결혼해서
아이 낳고 알콩달콩 행복하게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