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을 함께 살아온
반 지하방 아줌마가 이사를 갔다
이사를 가기 전
너무 서운해서 울기도 했다
간 후에도 한동안 마음이 안 좋았는데
말이 11 년이지 긴 세월을 함께 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
김포에 평수도 큰 아파트를 버젓이 갖고 있으면서
속 썩이는 남편을 떠나 아이들도 두고
우리 집으로 이사를 와서 병원 요양사 일을 하면서
악착같이 알뜰히 돈도 모았다고 하니
대견스럽기도 하고 내 마음도 뿌듯했다
이사 간 뒤로도 간간이 전화를 한다
햇빛도 잘 안 드는 방에서 살다
큰집으로 갔으니 다행이다
이사를 가면서 빠짝 말린 둥굴레를 주면서
끓여 먹을 때마다 자기 생각 하라고 했는데
안 그래도 물을 끓일 때마다 그녀 생각이 난다.
Ernesto Cortazar - Hurts To Forget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