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사람 하나 //유승희
열린 창문으로 보이는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는 내 모습
구름 뒤에 숨어 살짝 훔쳐볼 것만 같은
커피 향에 흠씬 젖어
한 모금 입에 대는 순간
갈색 작은 호수에 일렁이는
아카시아 꽃
꽃비 되어 화르르 날리는 오솔길
포근히 어깰 감싸준 따스한 손길 느끼며
함께 걸었으면 하는,
들길 걸으며
길섶에 핀 들꽃 한 아름 작은 꽃다발 만들어
가슴에 안겨주며
당신은 들꽃보다 더 아름답다고 간지럽게 말해주는
노오란 은행잎 곱게 물들면
낙엽이 후 두둑 떨어지는 공원 벤치에서
“사랑해”라고 쓴 은행잎을 시집 책갈피에 살짝~
함박 눈 펑펑 내리는 날
장작불이 활활 타오르는 벽난로가 있는 숲 속 아담한 카페에서
겨울나무에 피는 눈꽃을 함께 보고 싶은,
슬픈 러브 스토리 영화 보면서
흔하디흔하게 잘 우는 눈물
안쓰럽게 짠한 눈길로 보다 슬그머니 손수건 건네주는 자상한,
왠지 모르게 허전함으로
가슴 한 구석 텅 벼 사람이 그리운 날
생각지도 않게
전화를 해서 문득 오늘 네가 생각났어 라고 말해주는,
.
.
그런 사람 하나
있으면 좋겠습니다.
사진//박기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