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유승희 기인 긴 여름 땡볕 그대 오시는 길목 담장 넘어 목 길게 빼고 땅거미 지도록 애타게 기다리고 기다려도 기척조차 없는 무심한 임이여 제철이면 새차비로 꼬박꼬박 피고 지고 하 세월, 속절없는 기다림으로 제풀에 지쳐 사윌지언정 천년에 천년이 거듭거듭 흐른다 해도 미련할 사 통새미로 오롯이 망부석되어 기다리고 있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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