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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엄마...사모곡

당신 생각에

by 비 사랑 2011. 2. 1.

당신 생각에//유승희 긴 겨울 지나 꽁꽁 얼었던 대지를 달싹 들어 올리며 소생하는 봄 풀들의 말없는 몸짓을 보며 만물의 영장이라 자처하는 한번 가면 다시없는 허무한 삶을 돌아보며 꿈속에서 조차 찾아들지 않는 당신 생각에 눈물이 났습니다 내 삶에 과연 봄은 오려나 어둠의 긴 터널만이 언제까지 지속 되려나 그 막연함 끝에 찾아온 내 생의 봄날을 맞으며 사진기를 둘러메고 피사체를 찾아다니며 만나는 꽃무리들 쪼그리고 앉아 한참을 들여다보며 꽃을 엄청 좋아하셨던 당신 생각에 그 옛날 엄마의 꽃동산이 생각났습니다 흘러가던 구름 잠시 멈춰선 높디높은 가을 하늘 바라보다 저 하늘가 어디쯤에 머물러 계실 당신 생각에 눈물이 났습니다 초겨울 뾰족 감 따 말랑 말랑 연시가 되면 한 입 쪽 빨아 먹으며 입 안 가득 달디 단 그 맛에 연시를 무척이나 좋아 하셨던 당신 생각에 가슴이 아렸습니다 적당히 숙성된 배추김치를 송송 썰어 물기를 쪽 빼고 숙주나물을 데쳐 꼭 짜 무치고 두부와 갈은 돼지고기를 넣어 골고루 섞어 소를 만들어 만두를 빚으며 무심하게도 그렇게 좋아하시던 당신 생각에 만두 한번을 못 해드렸다는 후회에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저 사랑은 내리 사랑이라고 제 자식 입에 들어가는 것만 좋아라 하고 있는 불효 여식 입든 이 마다 하는 요즘 얘기 부모에겐 딸이 있어야 한다는 말 살갑고 속 얘기 할 수 있는 딸이 있어야 한단 말 맞는 말이라 머리에선 끄덕 이지만 당신 생각에 가슴에선 너는 어찌 했더냐 자책의 화살촉이 가슴에 꽂힙니다 나 보다 더 나를 사랑했던 당신 어머니! 어쩌면 남은여생 살아가는 내내 그리움의 그 빛깔은 연하게 조금씩 퇴색 될 지라도 불쑥불쑥 그리워 보고 싶은 그 마음은 빼려 해도 뺄 수 없는 가슴에 옹이로 박혀 있겠지요 보고 싶은 당신 만약 다음 생이 있어 윤회의 세월을 돌고 돌아 다시 오시려거든 그 때에는 이 몸의 딸로 오소서 그리하시오면 이 몸 또한 다시 와 하늘 같이 베풀어주신 사랑 백만분의 일이라도 갚으오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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