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의 길목......간이역

인생이란 한낱 꿈인것을

by 비 사랑 2006. 4. 17.

인생이란 한낱 꿈인것을//유승희
춘천이 낳은 문학청년 김유정
부농의 집안에 태어났으나
조실부모한 어린 소년
곡식이 가득 담기듯 재산을 많이 모으라고 
멱설이라고 아명을 지어 주었지만 
이십 년이나 손위인 형님은
주색에 잠기어 밤낮을 모르는 난봉꾼이었네
일곱 살에 어머니를 잃고
아홉 살에 아버지 마저 잃은 어린 유정
"내가 만일 이때에 나의 청춘과 나의 행복이
아버지의 시체를 따라 갈 줄을 미리 알았다면 
그를 붙들고 한 달이고 두 달이고 나려 울었으리라"  
조실부모하여 살며 후일 피맺힌 사부곡을 노래했네
오호라!
어찌할거나 사랑도 병이런가
장안의 명창이요 남의 아내인 녹주 에게
그만 마음 뺏겨 사랑의 포로 되니 
연모의 마음 서리, 서리 엮어 마음의 연인에게 보냈건 만
이루지 못 할 사랑
가슴에 멍들어 시름만 더하였네
못내 멍든 가슴
각혈로 붉은 피 토해 내 덤인가
문맹퇴치에 눈 돌리고
빈농들에게 따뜻한 눈길 돌려
문학의 금자탑을 이루었지만
병든 병마는 춘천이 낳은 한국의 대 문호
유정을 그만 저 버렸네  
댓돌위에 하얀 남자 고무신
열린 방문 사이로 작은 책장과 정수기가 보이고 전화기가 있었다
어디선가 그의 잦은 기침소리가
조카에게 항문을 봐 달라고 아픔을 호소하는 신음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그가 토해낸 혈담이 동백꽃 되어 붉게 피어 났더란 말이던 가
실레마을의 금병산 자락을 그리워하며
넓은 들판을 말을 타고 달리고 싶어 마적이 되고싶다던 유정
연못가 정자
햇살은 이리도 
눈이 부시게 다사롭건만
아..!
그가 그리도 연모했던 녹주가 되어
그의 혼을 달래 볼거나.
2004.4.13 유정문학관을 다녀와서

'삶의 길목......간이역'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신이어서 좋습니다  (0) 2006.04.28
흙에 살리라  (0) 2006.04.25
아..! 생각같아선  (0) 2006.04.03
봄으로 가는 통로엔  (0) 2006.03.30
저승꽃  (0) 2006.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