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사들 사이에서
홍매화하면 양산 통도사 홍매화가 단연 으뜸으로 뽑힌다
사진을 시작하기 전 남의 사진으로 글을 쓸 때
22 년 전 진사들을 따라 통도사엘 갔었다
사찰 앞마당에 핀 한 그루 매화나무를 찍으러
많은 인파가 몰려있었다
사진을 하기 전엔 그들의 심정을 몰랐다
그 먼 거리를 머다 않고 찾아오는 심정을...
그 후 사진을 하면서
봉은사 홍매화가 있다는 것을 알고는
거의 해마다 그곳을 찾는다
봄 햇살이 담방담방 귓불을 스치던
다사로운 봄날의 유혹에 바지런한 발걸음으로
봉은사를 향했다
바람결에 전해지는 고혹적인 매화의 향기에
코 평수 발름대며 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해 마다 전지를 하는지
기와 지붕위로 늘어진 매화꽃 가지를 담기가 어렵지만
가짜이서 홍매화를 담을 수 있는 행운을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으랴.
김영동 - 귀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