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짝모짝 모여 수런대고 있는
할미꽃을 보다
시장 다녀오며 운동하려고
이따금 들리는 공원에서 만나는 초로들이 생각났다
봄, 가을이면 따뜻한 햇살 바라기 하고
땡볕 한 여름엔 해가 진 저녁나절에
엄동설한 겨울에도 변함없이 햇살 퍼진 한낮에
스치로폼을 방석 대용으로 깔고
옹기종기 모여 앉아
연속극 본 얘기를 주거니 받거니 하신다
외로움에 지친 홀로의 시간을
너와 나 함께 라는 공동체에서 허기짐을 채우시는 걸게다
청청했던 젊은 날엔 안개 낀 것처럼 희미했던 미래가
나이 듦에 있어서는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알아서 스스로 터득하게 된다
세월을 앞서가는 초로의 모습들이 명확하게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하매 또렷한 정신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두 발 자가용 성성할 때 바지런히 싸다니며 사진도 찍고
글도 쓰고 음악도 듣고 운동도하고 살리라...그럴싸하게 다짐을 해본다
헛 다짐이 되지 않도록, 작심삼일이 되지 않도록
단단히 마음고름을 꼭꼭 동여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