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쓰는 에세이
기원
by 비 사랑
2018. 11. 14.
무속을 비롯하여 우리네 민속신앙을 뭉뚱그려
미신이라 말한다
우리네 조상들이 간절한 마음으로 빌었던 행태
성황당에 돌 올려놓고,
작은 돌탑을 쌓아놓기도,
부뚜막에, 장독대에 정한수 떠놓고,
달 밝은 밤에 두 손 모아 머리 조아리고,
빌고 또 빌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한 가지
자식들 잘되라고.. 건강하라고.
누군가가 정성스레 쌓은 작은 돌탑
물끄러미 보고 있노라니
어릴 때 보았던 문예영화 갯마을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풍어를 기원하며 바다로 향한 길
풍신이 노했음인지
성난 파도에 마을 남정네들
천길 만길 바다에 수장되어 다시는 못 올 길 떠나
불귀의 객이 되고 만다
철썩 같이 믿고 의지했던 아들이 죽자
반 실성한 어미,
성황당으로 달려가
비바람에 펄럭이는 휘장을 잡아당겨 패대기치며
울부짖던 모습이...
한 맺힌 죽음이 어디 이 뿐이랴
매일 매일 접하는 세상사에서의 죽음들이
저물어가는 가을날,
일상에서 접하는 깊은 슬픔으로 가슴 언저리 맴도는 것을...
Hopes Of Autumn - Amir Galiaskaro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