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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쓰는 에세이

비애 [悲哀]

by 비 사랑 2024. 3. 27.
모짝모짝 모여 수런대고 있는 할미꽃을 보다 시장 다녀오며 운동하려고 이따금 들리는 공원에서 만나는 초로들이 생각났다 봄, 가을이면 따뜻한 햇살 바라기 하고 땡볕 한 여름엔 해가 진 저녁나절에 엄동설한 겨울에도 변함없이 햇살 퍼진 한낮에 스치로폼을 방석 대용으로 깔고 옹기종기 모여 앉아 연속극 본 얘기를 주거니 받거니 하신다 외로움에 지친 홀로의 시간을 너와 나 함께 라는 공동체에서 허기짐을 채우시는 걸게다 청청했던 젊은 날엔 안개 낀 것처럼 희미했던 미래가 나이 듦에 있어서는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알아서 스스로 터득하게 된다 세월을 앞서가는 초로의 모습들이 명확하게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하매 또렷한 정신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두 발 자가용 성성할 때 바지런히 싸다니며 사진도 찍고 글도 쓰고 음악도 듣고 운동도하고 살리라...그럴싸하게 다짐을 해본다 헛 다짐이 되지 않도록, 작심삼일이 되지 않도록 단단히 마음고름을 꼭꼭 동여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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