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
긴 세월 알고 지내는 지인 남편의 부고가 있었다
요즘 기준으로 쳐도 아쉬운 나이는 아닐 만큼 사셨으니
거기다 질병 까지 있으셨기에 그리 애틋한 마음은 없었다
물론 제 삼자의 마음이지만...
시일이 좀 지나 마음의 안정을 찾았는지
밥을 먹자고 연락이 와서 같이 참석한 엄마들과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시러 가는데 갑자기 찜찜한 생각이 퍼뜩 들었다
옥수수를 올려놓고 그냥 나온 것 같은 불길함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에 커피를
마시고 잡다한 수다를 떨다 집으로 향했다
찝찝했던 생각은 딱 들어맞았다
집골목을 들어서는 순간 탄내가...
황급히 현관문을 연 순간
온 집안에 연기랑 탄내가 진동을 했다
아뿔사 옥수수도 솥단지도 새까맣게 타버렸다
12시에 집을 나서서 2시가 넘어 들어왔으니 그럴 수밖에
애고 애고 집 태워 먹지 않은 게 얼마나 다행인가
현관 옆 벽에다 가스점검 수고점검 전기점검 이라고
백날을 써 붙어 놓으면 뭐하나 말이다
다행히 별일 없었으니 요래 블로그에 끄적이고 있지만
정신 바짝 차리고 살아야지
하마터면 홀랑 집 태워 먹고 알거지 될 뻔했다
길바닥에 나 앉을 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