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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쓰는 에세이

싸리꽃

by 비 사랑 2014. 7. 29.

 

 

생전의 시어머님은 겨울이 되면 김장김치를 담그기 전에 먼저 동치미를 담그셨다 마당에 항아리를 묻고 무, 파, 배를 켜켜이 채우고 시아버님께서 싸리나무 가지를 꺽어 오시면 깨끗이 씻어 내용물들이 뜨지 않도록 꼭꼭 마무리를 하시고는 짭짤한 소금물을 부었다 큰 항아리 가득 담았던 동치미 아버님도, 어머님도 가시고 적은 식구에 동치미를 밝히는 사람도 없고 겨울 식탁에서 동치미가 사라진지 오래지만 그 산에 싸리꽃은
그들만의 영토를 넓혀
무성히 피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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