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야 대부분 연애결혼을 하지만 내가 결혼했던 그 시대만해도 거의가 100 프로 중매 아니면 중매를 통해 연애를 하는 중매 반 연애 반으로 결혼들을 하고는 했다 지금처럼 소개팅이 아닌 양가 부모님들을 앞세우고 이젠 사라지고 없는 옛날 식 다방에 앉아 맞선을 보았더랬다 얼굴빛이 불그스름한 우람한 체격의 그 남자 커피 잔을 잡은 손을 보니 무슨 운동을 했는지 손등 마디가 마치 엉덜바위 같았다 복사나무 꽃망울이 톡톡 볼가지기 시작하는 봄날에 첫 선을 보고 4 개월 만인 8 월 염천에 백년가약을 맺었다 지금이야 철도 없이 결혼식들을 하지만 그 시절엔 한 여름이나 한 겨울에는 피해서 하고는 했다 툭툭 불거진 마디가 궁금해서 뭔 운동을 했냐고 물으니 군 생활을 복사나무가 많은 소사에서 했는데 복사골에 군 인원이 투입되어 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그 때 삽질하고 나무 심고하는 과정에서 다치고 굳은살이 박이고 했던그 흔적 이래나 사과, 배와 함께 전국의 3 대 과일 중 하나로 손꼽히던 소사 복사골 복숭아도 세월 흘러 부천 시 승격과 함께 도시화의 발전에 떼밀려 무성했던 복숭아밭도 모두 사라지고 자그만 야산 춘덕산에 남아 있는 복숭아밭에서 해 마다 봄이면 복사꽃 축제를 연다 더욱이 격세지감을 느끼는 것은 우리가 서울 사당동에서 이사를 와서 복사골로 유명했던 소사 옆 당구지 역곡에 산다는 거다. 못생긴 손마디를 만들게 한 주범인 복사꽃은 발그래 물든 새아씨 볼처럼 곱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