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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쓰는 에세이

봄 나들이

by 비 사랑 2013. 5. 13.

 

삐악, 삐악 병아리들 아장아장 튤립동산으로 봄나들이 나왔네. 고랑, 고랑 어르신들 비칠비칠 튤립동산으로 봄나들이 나오셨네. 이제는 100 세는 너끈히 살 수 있는 장수의 시대라고 미디어마다 앞 다퉈 헤아릴 수 없는 정보가 홍수를 이룬다 예전처럼 길어야 육십을 살았을 때라면 귀가 솔깃해지겠지만 지금 시대처럼 씀씀이가 많아진 현실을 감안하면 결코 반가운 얘기만은 아니다 너 나 없이 자식이라고는 하나 아니면 많아야 둘을 둔 마당에 늙어 병들면 현대판 고려장인 요양병원에서 의미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며 생을 마감하게 되는 것은 빤한 일이다 태어나 하루아침에 늙음을 맞이한 것도 아니요 생의 여정에서 이런 저런 시절을 다 보냈으니 무슨 미련이 있을까 만은, 이제는 채우기보다는 비우기를 하나 둘 내려놓아야 할 나이에 접어들며 지난 생을 반추해야할 시점에서 그래도 뭔지 모르게 허망한 것만은 어쩔 수 없다. 허나, 이 또한 욕심이리니... 휠체어에 위지한 채 간병인의 도움으로 꽃구경 나오신 어르신들을 보며 머잖은 날의 나 자신이기에 마음이 짠하고 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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