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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쓰는 에세이

곤줄박이

by 비 사랑 2013. 3. 15.

 

개인의 취향 새카만 눈 주황빛의 몸통을 가진 참새 크기만 한 아주 자그만 새 곤줄박이 인천대공원에 가면 만날 수 있다는 정보를 듣고 움직이는 피사체를 담으려면 삼각대가 필수였지만 불편하다는 핑계로 망원만 들고 봄 길을 나섰다 입구서부터 야외공연장을 지나 크다만 은행나무 옆길로 들어서기 까지 한참을 걸어 진사들이 사진을 담고 있는 장소에 도착했다 고목나무의 등걸이가 있는 곳으로 가려하니 먼저 터를 잡았다는 이유로 다른 곳으로 가라고 손 사레 짓을 한다 조금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고 준비해간 잣으로 뾰족한 나무 가지에 한 개씩 끼어 놓고 요리 조리 뾰로롱 거리며
날쌘 돌이로 날아다니는 고것들 꼬시기 작전에 들어갔다 아~고 넘 들 어찌나 잽싼지 확~내 꿔 채설랑 횡 하니 날아가 버린다 삼각대의 아쉬움이 절절한 순간이다 옆 당구지 진사에게 철사를 하나 얻어다 나무에다 고정을 시켜 놓고 찍었다 다른 팀들은 조화로 된 꽃 핀 나뭇가지를, 열매를 가지에 매달아 연출을 해서 찍고 난리가 났다.. 어딘가 모르게 유치한 모습이다 계절이 삭막한 산의 모습에서 웬 꽃이며 열매인감? 이런 경험을 다른 진사에게 말하니 그 것은 곧 창작 이란다 우리가 지향하는 대로 있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담는 건 다큐에 지나지 않는 다나 뭐라나 각지 개인의 취향대로 찍으면 그만이지만 내 눈에 보이는 그 모습은 영~~~~~아니었다는 얘기 벚꽃이 흐들지게 피어 꽃 터널이 될 무렵 귀찮더라도 무겁더라도 삼각대를 둘러메고 곤줄박이 조 녀석 만나러 또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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