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들길에서

가을 들길에서//유승희 말간 물빛 하늘은 풍요로운 가을을 닮아 후덕한 함박미소를 보냅니다 가을마중을 나서 들길을 걸어 봅니다 길섶에 가녀린 코스모스 갈바람에 한댕거리고 해님 따라 돌고 돌던 해바라기 올올히 간직한 그리움 새카맣게 익어 갑니다 탱글탱글한 갈 볕에 노릇노릇 익어 고개 폭 숙인 벼 나락 한차례 바람이 볼을 스치면 사락사락 물결칩니다 타달타달 가을 들길에서 문득, 파아란 하늘에 새털구름 타고 그대에게 가고 싶어 눈시울이 붉어 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