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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길목......간이역

역류성 식도염

by 비 사랑 2011. 2. 12.
나즈막한 야산을 오랜만에 걸었다
아직 잔설은 군데군데 남아 있었고
귓불을 때리고 가는 골짝바람은
한 겨울 혹한의 바람처럼 
살갗이 찢어질 듯 차게 느껴지지를 않는다
바스락 바스락 밟히는 
낙엽의 비명소리가 정겹게 들리는 것은
봄이 머지않았음 이기 때문인가 보다
겨울나무 가지 사이로 내려앉은 얇은 햇살에 
잔설이 영롱하니 빛이 난다

 

역류성 식도염
몇 해 전 겨울 불청객 하나가 
작은 몸뚱이에 찾아들어 터를 잡았다
터를 잡았다 함은 완쾌가 아닌 
재발을 하며 은근히 사람을 골짝 먹이는 병 
역류성 식도염이기 때문이다
무엇을 먹어도 맛을 알 수가 없으니..
사람이 살아가며 먹는 재미가 참 쏠쏠한 건데 
어거야 원 안 그래도 남들처럼 걸 지게 먹지도 못하면서
입 안이 시큼하고 쓰고 떨떠름한 게 
꼬집어 어디가 아픈 것도 아니면서  
사람의 심사를 은근히 짜증나게 만든다
의사 선생님 말씀 
역류성 식도염은 재발이 잘된다며 운동을 열심히 하란다
걷기 운동을 한다 했더니만 걷는 것도
병을 치료하기 위해 걷는다는 마음가짐으로 하는 운동은 
집에서 그냥 설거지하고 빨래하는 정도의 가사 노동을 하는 것에 불과 하다며
운동을 하고 난 후 상쾌한 기분이 들어야만 한다고..
다시 말해 병 치료를 위한 의무적이 아닌 즐거운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는 얘기다
겨우 내 춥다는 핑계로 운동은 저 참이요 방구석에서 뒹굴 댔으니
또 다시 약에 의존해야만 한다. 그 마저도 쉬이 낳지도 않으니 
병을 얻기는 쉬워도 고치기는 어렵다는 그 말이 맞는 말이다
의사 선생님 말씀을 명심 명심해서
날씨가 좀 풀리면 열심히 걷기 운동을 해야겠다..고
다짐을 하면서도 작심삼일이 되지는 않으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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