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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길목......간이역

15 살 기억속의 편린

by 비 사랑 2011. 1. 6.

 

교문 앞에 너 네 아버지 와 계신다..라는 친구가 전해주는 말에 반갑기는 커녕 부재중이었던 아버지의 출현은 우리 집에 또 다른 파란을 몰고 오는 것이기에 그만 조막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중국집으로 데려가 자장면 한 그릇을 사 주시고는 사는 곳이 어디냐고 물으셨다 결국 자장면 한 그릇에 매수가 되어버린 꼴이 된 나는 엄마한테 모진 소리를 들어야했고 집으로 찾아든 아버지는 우리모두에게 결코 반가운 사람이 아닌 물 위에 기름돌 듯 서먹서먹한 손님과도 같았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최정자의 초가삼간을 즐겨들으시던 아버지는 낯설고 물 설은 부산에서 학원 강사로 떠돌며 얻은 병으로 인해 내 나이 15 살 기억속 편린으로 남겨진 채 찐덕이는 한 여름 사십 초반의 나이에 황달병이 흑달이 되어 병사를 하시고 말았다 지금 같으면 얼마든지 고칠 수 있는 하찮은 병이었지만... 돌아가신 후에도 용서를 안하셨던 엄마는 죽어도 니 애비 곁으론 안 가겠다고 생전에 누누히 말씀하셨지만 큰오빠는 아버지 곁으로 모셨다 산자의 세상이 있듯 만약 죽은자의 세상이 있다면 그곳에서 초가삼간 짓고 풍파 없이 살고 계실 런지 엄마야 고개를 덜래덜래 흔드시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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