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밥하고 이불속에서 식식 아침 단잠을 자는데 울려대는 전화벨 소리.. 작은 올케가 목욕을 가잔다 동동 서둘러 현관문을 나서 몇 계단 내려가다 아참 보일러.. 다시 돌아서서 조절기 버튼을 콕~눌렀다 자유로를 신나게 달려 아쿠아랜드에 도착해 하루해를 보내고 집에 돌아와 보일러를 켜니 사단이 났다 물 보충과 연소에 깜빡이가 들어오고..분명 새벽에 한 차례 물 보충을 했는데 이~쿠 뭔가 심상찮다. 젤 춥다는 날씨에 암 생각 없이 보일러를 끄다니 몇 푼 아끼다 몇 십 만원 깨먹게 생겼으니 이건 알뜰이아니라 안달뱅이가 따로 없다 센터에 전화를 하니 밤임에도 비상근무라 다행히 이 것 저 것 물어 시키는 대로 총동원해서 끓는 물을 부어도 보고 드라이로 말려도 보았지만 속수무책이다 몇 시간을 해야 한다니 그도 못할 노릇이라 포기하고 설비를 불렀지만 이미 퇴근을 했고 담 날 아침에 다시 전화를 하란다 이런 난감 할 수가..전기장판도 없는데 이 엄동설한에 냉방에서 우찌 자나 말이다 가까이 사는 작은오빠 집에서 뜨끈뜨끈하니 하룻밤을 보내고 부지런히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단골 설비 아저씨 온수를 녹여주더니 보일러 배관도 얼었다나 어쨌다나 보일러실에 온풍기를 틀어 놓더니만 온 세상이 탱탱 얼어터진 이 성수기에 메뚜기도 한 철이라고 딴 집으로 줄행랑을 놓고 시간은 흘러 해님이 뉘엿거릴 때쯤 나타나 상태를 보더니 일은 다른 곳에서 꼬인 듯 온수를 녹였지만 계속 물 보충에 불이 들어오며 물이 빠져나가는 건 방이 터진 것 같다며 기계로 검사를 하니 아니게 아니라 방구들에 이상이 있었다 이미 늦은 시간이라 할수도 없고 그 밤으로 또 작은오빠네로 직행~ 애~~~~효 올 들어 젤 추운 날에 이 무슨 고생 이람 쪽방촌의 불우한 우리의 이웃들이 생각나고 노숙자가 생각나고 난방비가 아까워 덜덜 떨며 보내는 가난한 이웃들이 줄줄이 생각났다 이래서 자기가 당해봐야 그 입장을 더 이해한다니깐 하여튼 우여곡절 끝에 새는 부분을 찾아내고 배관을 여섯 개를 갈았다 허긴, 26 년을 살았으니 노후 되어 삭을 만도 하지 먼저 공사를 한 아자씨 고무줄로 칭칭 감아 놨는데도 지금까지 뻐탱긴 걸 보면 명도 디지게 길다 40 만원을 주고 배관공사를 한 뒤 보일러 온도를 팍팍 올리고 왕왕 돌렸지만 워낙이 추운 날씨에 이틀을 냉방이었던 지라 몇 시간이 지난 후에야 따뜻한 기미가 느껴졌다 지난해에는 수도가 터져 말썽이더니 새해 첫 고동부터 방구들이 말썽이다 뭐..사람이나 물건이나 건물이나 매 한가지 아니겠나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영원불변의 법칙 그 만고의 진리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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