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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쓰는 에세이

봄날에

by 비 사랑 2010. 5. 15.

 

지난 봄, 어르신 두 분이 앉아계신 길옆으로 알 수 없는 노란 꽃이 피어있었는데 그 많은 꽃들이 보이질 않는다 기온의 이변으로 오월임에도 은근히 사늘한 날씨지만 그래도 봄인지라 볕은 다사롭다 양지쪽에 앉아 햇살 바라기 하고 계신 두 분이 도란도란 뭔가 얘기꽃을 피우고 계시다 그 모습이 정겨워 보여 안그런 척 카메라를 슬쩍 들이대니 “아주머닌 어디 사셔?” 하고 넌지시 물으신다 “네~애 공단 옆에 살아요~ 작년 봄엔 조 옆으로 노란 꽃이 피었었는데 올 핸 안 피었네요~“ 주절이대며 슬그머니 담아낸, 한 살매 살아내신 얼굴엔 저승꽃이 흐벅지게도 피었다 하 많은 세월 살아내시며 굴곡 또 한 얼마나 많았으랴 아이구 이걸 어쩌나 내 엄마를 본 듯 마음이 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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