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문턱을 지나 4 월로 들어서면 상아 빛 하이얀 목련꽃이 골목골목 흐벅지게 핀다 꽃등 밝힌 그녀를 보면 눈물 뚝뚝 흘리며 보았던 영화 겨울 나그네가 생각난다 캠퍼스 커플로 만난 어린왕자 같았던 민우랑 청순한 여자 다혜의 비극적인 사랑 앤딩 장면에서 민우가 기름통이 있는 곳으로 차를 몰고 돌진하는 모습을 보고 참 많이 울었다 차랑차랑 기인 머리 나풀대며 청순했던 이미숙도 우수에 찬 모습으로 가슴 지르르 하게 했던 강석우도 이젠 오십을 넘긴 나이에 접어들고 풋풋한 여림으로 눈물 줄줄 흘렸던 나도 육십이 코앞이다 (목련꽃 그늘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노라) 허밍으로 따라 부르며 한 번 더 겨울 나그네를 봤으면 하는 마음이다.
4 월의 노래//박목월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목련꽃 그늘 아래서 긴 사연의 편질 쓰노라 클로버 피는 언덕에서 휘파람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깊은 산골 나무 아래서 별을 보노라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