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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쓰는 에세이

봄 뜨락에는

by 비 사랑 2010. 4. 12.

 

봄 뜨락에는//유승희 도심에 살며 자그마한 화단 하나 가지고 있다는 건 행운이었지만 괴팍한 어머님의 이기심으로 그냥 빈탕인 채 삭막하게 방치되어 있었는데 어머님 떠나시던 해 봄 6 년 생 매실 나무 한 그루를 심었다 워낙이 실한 놈을 심었더니 그 해부터 소출의 재미를 아당지게 쏠쏠 보는 것은 물론이고 봄이면 화사하게 피어 소소소 바람타고 향기 또한 진동을 한다 모지락스럽게 추웠던 지난겨울 신통하게 견뎌내고 가는 실가지 구석구석 수줍은 아씨 젖꼭지처럼 봉긋하니 사부자기 조붓조붓 꽃망울 맺더니만 시샘하듯 앞 다퉈 조촘조촘 벙글어 살가운 눈길을 갈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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