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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쓰는 에세이

by 비 사랑 2009. 8. 10.

녀석이 6 살 되던 해 6 월
신축한 집을 분양 받아
안팎이 모두 재테크엔 맹물인지라
남들 흔히 하는 
이리 저리 둘러치는 것조차 하질 못하고
어언 25 년 세월을 살았다
주변에 뭐가 있는지 조차 둘러보지 않고 덜컥 사고 보니
바로 옆에 영등포 기계공단이 있었던 사실도 몰랐다
처음 맞이하는 여름엔 
공단에서 뿜어대는 매캐한 냄새 때문에
창문조차 열질 못했다
그래도 위안이 되는 건
공단을 끼고 조금만 벗어나면 
논과 밭이, 자그만 야산이 있어 맑은 공기와
전원의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거였다
파아란 하늘빛 따라
동실동실 떠다니는 구름 따라 나선 
일요일 오후
자동차 학원도
공단도 휴일을 맞아
기계음 소리가 잠들고
한산하니 고즈넉한 고요만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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