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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쓰는 에세이

우체통이 있는 풍경

by 비 사랑 2009. 8. 1.

 

 


주인의 나이 듦에 따라
함께 늙어버린 오래된 집
별 쓸모없는 우체통이 쇠대문에 붙어있다
각종 고지서도 대문 살에 끼워 넣고..
우체통 그 본연의 임무도 상실 된지 오래다
길가다 
예쁜 우체통이 눈에 띄면
왜 그리 예쁘고 사랑스러워 보이는지
아마, 메일이 아닌
편지 세대였기에 그런 가 보다
편지지에 또박또박 사연을 담아
빨간 우체통을 향했던
파릇했던 그 시절
대문에 서글피 곁방살이 하는 녹슨 우체통만큼 
무심한 세월은 강물처럼 흘러
어느새 지천의 고개턱을 넘어  
황혼의 문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 하다고
나이가 적고 많고를 떠나 
그 나이에 맞게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나름의 기쁨과 가치가 있을게라고
어찌 생각하면 새로운 세계로의 도전
사진의 길이
풍요로운 황혼을 보내기 위한
나름의 첫 걸음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에
하늘 맑고 햇살 유혹하는 날이면
길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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