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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쓰는 에세이

가을을 쓸다

by 비 사랑 2008. 11. 14.


긴 의자에 휴식을 취하던 아주머니
한 차례 바람이 나뭇잎을 
우수수 떨어트리고 지나간 자리
빗자루를 들고 쓸지만 
또 다시 우수수 날리고..
사진 찍는답시고 조금 떨어진 위치에서
셧을 누르는 손길이 죄송스럽다
사진쟁이 들은 글쟁이들은
가을이 좋다고 낙엽이 좋다고 
사진을 찍고 갖은 미사여구를 늘어놓으며 글을 쓰지만 
그들에겐 이 가을이, 속없이 불고 가는 바람이
야속 하기만 하건만
낙엽을 보며 어찌 낭만을 노래 하더냐.
photo-2008.11.13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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