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을 보면 자꾸 뒷모습에 눈길이 간다 특히 어깨와 등 뒷모습은 아무리 감추려 해도 보인다고 했다 얼굴은 치장을 하고 감정을 조절하면 가능한 일이지만 뒷모습에서의 진실은 그 어느 무엇으로도 감출 수가 없다 약수 물통 옆에 두고 무언의 대화 속에 무슨 생각에 잠겨 어디를 바라보며 세월의 무상함 그 허허로운 심사를 달래고 있는지 농익은 가을도 이젠 서서히 떨어져 하나 둘 땅위에 눕는다 만추의 가을은 성큼성큼 잰걸음 서둘러 깊어가며 머잖아 겨울은 오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