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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쓰는 에세이

The Rose

by 비 사랑 2008. 5. 18.

 

 

 

 

 

(Photo Monologue) 년석 유치원 다니던 여섯 살 유월에 신축한 집으로 이사를 왔다 그러고 보니 이집에 산지도 어언 이십 삼년 세월 년석은 삼십 고개를 목전에, 나 또한 삼십 중년에서 오십 중턱을 넘어섰다 건축주가 화단 담 벽에 심어 놓은 들장미 긴 세월을 보냈음에도 더 이상 우거짐도 없이 그 모양새 그대로 해 마다 이맘때면 정열적인 붉은 빛으로 피어 은은한 향과 더불어 오월을 장식한다 올 해는 곁에 있는 동무들이 저마다 제 영토를 넓혀 쭉쭉 뻗어감에 한 옆으로 치여서인지 어째, 꽃 때깔도 전만 못한 것이 그저 그렇다 그래도 오월이면 제 소임을 다 하며 녹 쓸어 세월의 더깽이가 덕지덕지한 오래 된 집 철문을 아름다이 꽃 피워내 추한 모습을 가려준다 그런대로 어우러져 녹음 창창해지는 오월의 화단 푸르름이 싱그러운 거실 창밖을 내다보며 커피 한잔 곁들일 때 눈길 주고 받으며 즐거움을 나눌 수 있으니 이 어찌 감사치 않으리. Photo-2008.5.17 울 집 화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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