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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쓰는 에세이

부처님 오신날에

by 비 사랑 2008. 5. 13.

 

이른 아침 잿빛 도심을 빠져나간 뒤 펼쳐진 파아란 하늘

 

달리는 차 안에서의 한 컷은 초짜로선 무리

 

산사 입구에서 방그레 웃으며 맞아주는 한물 간 앵초

 

작은 연잎이 동동 떠 있는

 

신기한 바위 위 아래 공간에 보살님을 모셔놨다

 

 

 

기원의 마음들 갑자기 불어오는 바람에 형영색색 춤을 춘다

 

(Photo Monologue) 
5 년 전 엄마의 49제를 모셨던 
작은 올케언니 친정 오라버니께서 
주지 스님으로 계신 상주에 있는 절에 가기위해 
찌든 공해의 도심을 빠져 나간 
이른 아침의 하늘빛은 
하얀 도화지 여백을 파란 크레용으로 칠한 듯하다 
차창 밖을 스치는 
녹음이 파르스름 익어가는 
막바지 봄을 담아내려 열심히 눌러보지만 
달리는 차안에서는 단연코 무리다 
이미 도착한 신도들로 경내는 북적거리고 
년석의 취직을 기원하는 등을 달고 
돌팔이 불자 
스님 하시는 대로 따라 책을 보고 읽고 
부처님 오신 날에 대한 설법을 들었다 
예수님의 가르침이나 
부처님의 가르침이나 
모두가 옳고 바르게 사랑과 덕으로 살라는 가르침은 같은 맥락이다 
위아래 넓적한 바위 공간에 
보살님을 모셔둔 법당은 신기하기만 했다 
올라가는 계단 양 옆에 
사진으로만 보던 물 간 야생화 매발톱, 금낭화가 있었지만 
렌즈에 한계는 어쩔 수 없다 
그 나마 담아온 매발톱은 작업과정에서 날려 보내고.. 
이 땅의 모든 중생
불자가 아니건 기건 간에
부처님 오신 날에 모두 화평하길 빌어본다.
photo-2008.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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