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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길목......간이역

성산포엘 가니

by 비 사랑 2007. 2. 26.
성산포엘 가니//유승희
하늘이 내려앉은 듯
시파란 바다
찰싹대는 파도소리 들으며
크다만 소철이 겨울임에도 새파라니 
뾰족뾰족 입술을 내밀고 
노오란 유채꽃이 봄을 부르고 
키 작은 코스모스 때 아닌 마중을 하는
빠끔빠끔 얽은 새카만 돌로
담을 둘러친 나지막한 동네를 지나
해안을 돌며 가다 보면
성산포가 나오는데요
바다를 마주한 길 가
문 앞엔 오징어가 졸라라니 매달려
바람에 흔들리는
소라네 집이 있더라구요
얼룩무늬 군인 잠바를 입고
차량이 지나칠 때마다 
손을 흔들며 냅다 소리치며
손님을 부르는
과년한 처녀
글쎄, 
그 아가씨의 이름이
소라 라 네요
대학에서 스킨다이버 강사면서도
홀로 사남매를 키우신
어머니의 일을 도와
궂은 일 마다않는
제주 성산포의 소라
소라 할머니는 또 어떻구요
전복죽 한 그릇에
삶은 소라 
털멍개가 덤으로 따라붙고
걸려있는 오징어도 구워 주시며
가면서 먹으라고 귤도 주시는 거 있죠
성산포엘 가니.
사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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