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길목......간이역
굴비 그 눔
by 비 사랑
2007. 2. 10.
굴비 그 눔//유승희
설 차례 상 준비를 하려
굴비를 사러 갔다
다이아몬드가 두 눈 사이에 박혀 있는
영광 굴비
도톰하니 실 한 눔으로 고르자니
가격이 워낙이 만만찮다
자잘한 눔을 여러 마리 구워놓은 들 어떠랴
한 두름을 사 들고 오며
굴비란 시가 생각났다
수수밭 김매던 가난한 아낙
지나가던 굴비 장수 외침에
품팔이 간 남편 밥상에
굴비 한 마리 구워 먹이고픈 마음에
고만 앞자락을 벌렸다지
굴비의 사연을 듣고 난 남편
맛있게 먹고 난 후
이젠 절대로 앞으로 하지 말라 했더라네
찌들은 찰가난
섧고도 섧고 나
긴 밤이 다 가도록 수수 풍년 기원하며
운우의 깊은 정을 나눴다지
며칠 후
동리에 굴비 장수 또 지나치니
이런, 굴비 한 마리 또 상에 올랐더라
굴비 발라주며 계집 하는 말
앞으로 안 했어요
사내는 그만 계집을 끌어안고 목이 메었다지
가난이 웬수 로고
지금은 흔하디흔한 굴비
그러면서도
실 하구 크다만 눔은 수 십 만원을 호가하는
굴비 그 눔
오탁번 시인님의 시 속에
이리 가슴 아픈 사연이 있는
굴비 그 눔.
사진//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