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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길목......간이역

외로운 등판에서..삶을 보다

by 비 사랑 2023. 4. 13.

외로운 등판에서..삶을 보다//유승희 남해 동파랑 마을의 동백 할머니 돌아누운 등판이 왠지 섧다 아랫녘의 한여름은 불볕더위일 게다 미동도차 없는 머리칼을 보니 그 흔한 선풍기조차 없나 보다 누군가가 두고 간 듯한 까만 봉지 벽에 기대선 지팡이가 나일론 빗자루가 싱크대의 비틀린 문짝이, 가만 들여다보노라니 가슴이 먹먹해 오며 동백기름 자르르 발라 단정하니 쪽 머리 하셨던 까무룩 잊었던 외할머니가 울컥울컥 그립다 매 년 오르는 건강보험료 이번엔 노인요양복지를 위해 올렸다 하니 투덜투덜 짜증 내지 말아야겠다 너나없이 한 살매 살아내며 윤기 자르르 흐르던 새카만 머리 흰서리 내리고 탱글탱글 곱디곱던 얼굴 사방천지 밭고랑 물꼬 트며 하, 세월에 늙어 늙어 한여름 땡볕 더위 구부정히 드러누운 등판에 외로움 절절 설움 줄줄 흘러내릴지 뉘라서 아랴. 2009 년 3 월 2 일 photo-박기현 님 edium Of Journey ( 긴 여정 ) - The Sound Of Ang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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