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초등학교 때 썼던 일기를 보다
시 몇 편이 있기에 기록으로 남겨본다
띄어쓰기도 맞춤법도 틀린 부분이 있지만 그대로 옮긴다
<시장>
와글 복글
지글 복글
시장이
소란해
파는 사람
사는 사람
와글 복글
지글 복글
시장은
고마워
먹고 싶은
음식이 다있어
<지우개>
연필의 앞길을
막는 지우개
지우개는 왜
연필의 앞을 막을까
지우개는 연필이
미운가 보다
지우개는 연필이
틀린글자를 지워준다
연필이 더좋나
지우개가 더좋나
연필과 지우개는
천생연분 인가봐
<꿈>
어젯밤 꿈속엔
하늘을 날았죠
가슴에서 날개가
돋아났어요
저하늘 천국까지
날아갔다 왔어요
<풍선>
바람이 불면
둥둥
풍선이
둥둥 떠간다
내가 싫어
하늘 높이 가나봐
<거울>
거울은 내자신을
바추어쥰다
거울을 볼때마다
나를보고 나는 웃는다
거울은 비추는 성질을
어디서 배웠을까?
<연필 깍기>
우드둑 우드둑
연필을 깍아요
옛날에는 연필을
칼로 쓱쓱
오늘날에는 연필을
연필 깍기로
우드득 우드득 깍아요
<옷>
우리의 몸을
보호해 주는
옷
겨울옷은 나오고
여름옷은 들어가고
이제 겨울도
다 다가 왔나보다
<물>
천장에서 물이
뚝 뚝 세어나와요
공장에서 물로
일을 해요
물은 우리한테
왜 이로움을 주고
해로움을 주나
<달력>
한 달이 지나면
한 장이 찢어져요
일년이 지나면
달력 한 개가 없어져요
달력은 세월 따라
움직이나 보다
<시계>
똑딱똑딱
시간을 가르쳐줘요
똑깍똑깍
시각을 가르쳐줘요
시계는 언제나
우리에게 시각과 시간을
가르쳐주어요
<오락>
뾰뾰봉
뾰뾰봉
오락을 해요
뾰보봉
뾰보봉
아이들이 좋아하는
재미있는 오락
<시험>
땡땡땡 종소리가 울리면
아이들은 가슴을 달래며
시험지를 받는다
땡땡땡 종소리가 나면
아이들은 좋아하며
누가 틀리고
누가맞아나
간을 조린다
<가을 하늘>
파랗게 물든
가을 하늘
삘깋게 물든
가을 하늘
가을 하늘 밑에서
벼가 고개를 숙이고
허수아비 아저씨가 서있다
<고추 잠자리>
고추잠자리몸은
다 빨강색
구추잠자리베에
불이 났네
그런데 소방수도
않부르는 고추잠자리
<코스코스>
길가에 조용히핀
코스모스
바람이 불 때면
누가누가 더크나
키재기 해요
<시냇물>
냇가의
시냇불
졸졸졸
노래하네
그소리듣고
동물들이
몰려오네
<공>
대굴대굴
공이 굴러갑니다
멈추지 않고
계속 갑니다
어디까지 가는지
궁금합니다
<풍선>
풍선은 하늘이 좋은가 봐
불어놓으면 하늘로 올라가
풍선은 내가 싫은가봐
불어 놓기만 하면
내 곁을 떠나거든
<책 받침>
그을 쓸때 받쳐주는
고마운 책 받침
이런 책 받침을
나는 소중히
다룰것이다
<별>
하늘에 떠 있는
반짝이는 별
채롤 채롱
반짝반짝
빛나는 별
<눈>
산도 희고
들판도 희고
모두 눈에묻혀
희게 보이네
이세상 모든게
희게 보이네
<나비>
뿔 두개
날개 두개의
나비
울룩 불룩의 색깔
뮤서워서 접근 못하네
예쁜 요 녀석
초등학교 4 학년 때 쓴 시 22편
있는 그대로 옮기면서 가슴이 먹먹하다
지금은 엄마의 기록들을 볼 생각도 안 하지만
혹시나 지 에미 돌아올 수 없는 소풍길 떠나 뒤
그리움이 사무치는 날 볼 수 있지 않을까?